"어디에 놓을지 배우는 중" — 논문이 본 것
OpenAI 논문의 결론 문장 하나. "회사들은 AI를 쓸지 말지 정하고 있는 게 아니다. AI가 우리 일 어디에 놓여야 하는지를 배우는 중이다."
같은 논문의 숫자가 이걸 뒷받침합니다. 2025년 6월 전에 AI를 산 회사들의 사용량이 그 뒤 9개월 동안 4배가 됐습니다. 새 회사가 아니라 이미 쓰던 회사가 더 깊게 쓴 겁니다. 자리를 찾은 회사는 계속 늘고, 못 찾은 회사는 계정만 남습니다.
그러면 "자리를 찾는다"는 게 실제로 뭘 하는 걸까요. 순서가 있습니다.
순서가 곧 성패입니다
먼저, 지금 일이 실제로 어떻게 흐르는지 적습니다. 회사 매뉴얼이 아니라 실제입니다. 문의가 카톡으로 오면 카톡이라고 적습니다. 손그림도 됩니다. 이게 없으면 있지도 않은 흐름에 AI를 넣게 됩니다.
다음, 어디서 막히는지 찾습니다. 어느 단계에서 기다리고, 어디서 사람이 같은 일을 반복하는지. 대개 한두 곳입니다. 막히지 않는 곳에 AI를 넣으면 "AI 별로네"가 됩니다.
그다음, 자리를 하나만 고릅니다. 막히는 곳 중에서 되돌릴 수 있고, 매일 반복되고, 한 문장으로 설명되는 일. 딱 하나입니다.
마지막으로, 틀렸을 때 어떻게 되돌리는지 정합니다. AI가 확신이 없으면 누구에게 넘기나, 잘못 처리됐으면 어떻게 취소하나. 이 규칙 없이 켜면 첫 사고가 마지막 사고가 됩니다.
이 순서로 한 자리가 안정되면, 다음 자리를 고릅니다. 흐름도에 날짜를 붙여 새 판을 만듭니다. 그게 전부입니다.
쇼핑몰 재고 발주 — 순서대로 해 보면
온라인 쇼핑몰이 "재고 떨어질 때마다 엑셀 보고 발주하는 게 지친다"고 합니다.
실제 흐름 — 매일 아침 담당자가 엑셀 재고표를 열어 20개 아래로 떨어진 품목을 골라내고, 거래처별로 카톡 발주를 보내고, 물건이 들어오면 엑셀을 고칩니다.
막히는 곳 — 골라내는 데 30분. 들어온 물건을 엑셀에 반영하는 걸 자주 빼먹습니다.
자리 하나 — "골라내기"입니다. 되돌릴 수 있고(발주 전이니까), 매일 반복되고, 한 문장으로 설명됩니다. 시스템이 아침에 발주 후보 목록을 만들어 두면 담당자는 확인하고 보내기만 합니다.
되돌리기 규칙 — 시즌이 끝나는 품목은 목록에서 빼는 버튼 하나. 확신이 없는 품목은 "확인 필요" 표시.
발주 전송과 입고 반영은 아직 사람이 합니다. 한 달 뒤 골라내기가 안정되면 그때 다음 자리를 정합니다.
한 번에 다 하면 왜 실패하나
예외가 한꺼번에 터집니다. 흐름 전체에 AI를 넣으면 각 단계의 예외가 동시에 나옵니다. 하나씩이면 규칙 세 줄로 막을 것을, 한꺼번이면 "AI 못 믿겠다"가 됩니다.
되돌리기가 없어집니다. 단계가 다 연결된 상태에서 뒤쪽이 틀리면 앞쪽까지 되돌려야 합니다. 한 자리만 넣으면 그 자리만 끄면 됩니다.
배울 기회가 없어집니다. 논문이 말한 대로 AI 용도는 회사마다 다르고, 쓰면서 찾는 겁니다. 한 자리에서 한 달 돌리면 "우리 회사는 여기가 잘 맞네"가 보입니다. 전부 한 번에 넣으면 뭐가 잘 되고 뭐가 안 되는지 구분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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